'아바타'의 전세계적인 흥행 열풍은 3D 영화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3D로 3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고, '타이탄'은 3D 개봉을 이유로 당초 3월 25일 개봉에서 1주일 늦춘 4월 1일로 개봉을 변경했다.

한동안 화려한 시각적 효과와 달리 안경을 써야 한다는 불편함에 호응받지 못했던 3D 영화들이 모처럼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있다. 충무로에서도 3D 실사 영화 제작 소식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발맞춰 영화전문사이트 무비스트에서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3D로 꼭 보고 싶은 시리즈'를 묻는 이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007'을 비롯해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스파이더맨', '터미네이터', '캐리비안의 해적', '트랜스포머', '인디아나 존스', '에이리언', '쥬라기공원', '원초적 본능' 등 할리우드 유명 시리즈 영화서부터 '여고괴담', '젖소부인' 등 한국 대표(?) 시리즈 영화까지 총 13편이 경쟁을 펼쳤다. 유명 시리즈의 경쟁답게 어느 한 시리즈의 절대적인 지지보다 전체적으로 고른 선택을 받은 점이 눈길을 끈다.

총 280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대명사 '반지의 제왕'이 16%(442명)로 근소한 접전 끝에 가장 보고 싶은 3D 영화로 선택 받았다. 14%(402명)로 2위에 오른 '트랜스포머'와 불과 2%(40명) 차이다. '스파이더맨'(12%, 329명), '매트릭스'(11%, 32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시리즈 영화의 대명사 '007'은 8%(214명), 여전사의 시초 '에이리언'은 6%(179명)의 지지로 각각 5~6위를 차지했다.

이후의 다툼은 더욱 치열하다. 7~10위에 오른 '쥬라기 공원'(153명), '젖소부인'(148명), '터미네이터'(139명), '인디아나 존스'(128명) 등은 모두 5%의 지지다. 또 '여고괴담', '원초적 본능', '캐리비안의 해적'은 각각 117명, 116명, 115명으로 1명 차이로 11~13위가 결정됐다. 전세계적인 흥행작 '캐리비안의 해적'이 꼴지를 한 점이 이변이다.

서대원 무비스트 편집장은 "3D로 다시 보고 싶은 시리즈로 '반지의 제왕'이 1위로 꼽힌 이유는 영화 자체에 대한 만족도와 동시에 '아바타'와 마찬가지로 현실을 넘어선 블록버스터급 판타지 장르가 3D에 어울리는 장르임을 보여준 결과"라며 "할리우드에 비해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제작하기엔 열악한 한국영화계로서는 3D영화제작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