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샤이부 아모두 감독(왼쪽) ⓒ Jed Leicester/BPI/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 “이집트는 하나의 기계처럼 움직였지만 나이지리아는 그냥 11명이 각자 뛰었다.”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집트에게 조직력에서 밀리며 1-3으로 완패한 나이지리아를 향한 자국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나이지리아 국민과 언론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샤이부 아모두 감독을 향해 축구계 역시 쓴 소리를 던지기 시작했다.

1994년 튀니지 대회 이후 네이션스컵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나이지리아는 이번 대회에 어느 때보다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력을 갖춰서가 아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탓에 지도력을 의심받고 있는 아모두 감독으로선 비난으로부터 해방될 유일한 탈출구가 16년 만의 네이션스컵 우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집트, 베냉, 모잠비크와 C조에 속한 나이지리아는 예상대로 이집트와의 1차전에서 고전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 11분 오바시(호펜하임)의 벼락 같은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이후 이집트의 조직적인 플레이에 무너지며 전반 34분 동점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연속골을 허용하며 1-3으로 패했다.

나이지리아는 이집트전에서 조직력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수비라인은 번번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구사하는 데 실패하며 찬스를 헌납했다. 전반에 추가골 기회가 있었지만 그 역시 서로 욕심을 부리다 날려먹고 말았다.

이런 나이지리아의 개인주의적인 플레이에 옛 선배들은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1994년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 출신인 나이지리아 축구의 전설 에마뉘엘 아무니케는 후배들의 플레이를 강하게 비난했다.

나이지리아 일간지 <넥스트>와의 인터뷰에 나선 아무니케는 “이집트가 훨씬 강했다. 마치 하나의 기계처럼 움직였고 공을 차지하기 위해 영리하게 움직였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그냥 11명의 선수만 뛰었다. 개인 플레이를 줄이고 이집트의 결속력을 배워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문전에서 욕심을 부리는 플레이도 비판했다. 그는 “문전에서 기회를 허비했다. 욕심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더 큰 패배를 피한 것만 해도 다행이다. 축구는 팀워크가 개인기를 누르는 스포츠다. 말라위가 알제리를 꺾는 것이나 부르키나 파소가 코트디부아르와 비긴 것을 보라”며 조직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또 다른 전 국가대표 에마뉘엘 바바야로는 아모두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했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중 한명이자 셀레스틴 바바야로의 친형인 그는 “아모두 감독이 가장 큰 비판을 받아야 한다. 그가 선택한 선수들이 자초한 결과다. 아모두가 뽑은 대표팀이 나이지리아 축구가 택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가 아니라는 건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라며 칼을 세웠다. 이어서는 “준비 부족으로 인한 몸 상태가 우려된다”면서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강경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집트전 패배로 C조 최하위로 떨어진 나이지리아는 오는 16일 베냉과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