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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위기에 놓여있을 때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의 능력이다. 월등히 앞서는 경기력과 극한의 상황일수록 자신의 모든 것을 표출하는 선수의 개인기량을 통해 위기를 반전해 승리를 거머쥔다. 그래서 이러한 선수를 에이스라 부른다. 헐시티전에서 보여준 웨인 루니(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가 에이스의 역할을 잘 보여준 예다.

28일 새벽(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헐시티 원정에 나선 루니는 경기력이 저하된 맨유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선수였다. 계속된 주전 수비수의 부상으로 흔들린 철옹성 수비는 언제나 이길 수 있다는 맨유 선수들의 정신력 저하로 이어졌다. 헐시티전에서도 맨유는 우세한 분위기를 쉽게 이어가지 못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때 나타난 이가 루니였다.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지 못할 경우 홈팀 헐시티의 반격에 고전할 수 있었으나 전반전 종료 직전 대런 플레처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연결하며 헐시티의 의지를 꺾었다. 팀이 필요할 때 득점해주는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그런 루니도 1-0으로 앞선 후반 14분 크레이그 페이건의 동점 페널티킥의 빌미를 제공한 백패스 실수를 하고 말았다. 믿었던 루니마저 실수를 범하고 말아 맨유는 절망에 빠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루니는 역시 위기일수록 빛을 발하는 에이스였다. 후반 27분 앤디 도슨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다시 맨유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36분에는 탁월한 개인기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쐐기골을 도우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맨유가 헐시티전에서 득점한 3골 모두 루니가 직간접적으로 만들어낸 것.

루니의 활약에 맨유는 최근 부진한 모습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에이스의 존재가 무엇인지 보여준 한 판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루니의 위협적인 움직임이 오늘 승리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루니의 플레이는 무척 뛰었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 언론도 8~9점 사이의 평점을 매기며 루니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4연패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맨유. 하지만 루니의 존재로 맨유의 우승 도전은 언제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